삼성전자, "초일류 기업 뒤엔 초우량 협력사 있다" |
■ 2010 뉴 희망 프로젝트 ‘상생'
2. 상생 현장을 간다- 기업별 사례
③ 삼성전자 `세계 최대 전자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중소 협력사 상생(相生)에 숨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36조2900억원, 영업이익 10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말 원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매출은 약 1170억 달러로 세계 전자 업체 가운데 최고다. HP가 작년 기록한 1146억달러, 독일 지멘스가 기록한 1098억달러 매출을 넘어서 명실상부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전자업체에 등극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작년 기록한 영업이익은 일본의 소니ㆍ마쓰시타ㆍ히타치ㆍNEC 등 15개 대표 전자기업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본 전자업계는 충격에 빠져들었다. 과거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을 대부분 일본에 의존해왔던 한국의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기술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일본 전자기업들을 30년도 안돼 일거 무너뜨렸다는 충격에 침울한 모습과 함께 일본 언론들은 `1조엔 이익 낸 삼성전자에게서 배워라'라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일본 소니나 도요타 배우기에 혈안이 되었다면, 이젠 거꾸로 일본 기업들이 삼성전자 벤치마킹에 나설 태세다.
삼성전자가 창립 40년만에 세계 최대 전자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근원적인 배경에는 `초우량 협력사 없이는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중소 협력사 상생경영이 큰 뼈대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말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 등 `비전 2020'을 선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6대 전략 과제 가운데 하나로 `상생경영'을 꼽았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선 협력사와 동반 성장하는 것이 절실하고,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곧 자사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이같은 글로벌 상생경영 실천을 위해 2008년 `상생협력실'을 신설, 협력사를 세계 톱 플레이어로 키우는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작년말에는 상생협력실을 확대 개편해 상생협력센터로 승격시켰다.
회사는 단순히 협력사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협력사 임직원에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1차원적 지원이 아니라, 중소 협력사들이 서툰 글로벌 경영 분야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품질, 원가, 기술 경쟁력을 배가시키도록 하는 동시 삼성전자 전 임원 출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한 `상생 컨설팅단'을 운영해 협력사에 직접 재무ㆍ기획ㆍ인사관리, 제조생산성 향상, 경영혁신 등 경영 전반에 대한 비법을 전달하고 있다. 또 체계적인 협력사 경영시스템을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 첨단 IT경영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본사와 시스템 연동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역시 협력사 상생에서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기술혁신과 제조 원가경쟁력 확보다. 회사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휴대전화ㆍTV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과 설비를 국산화하는데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다. 일례로 반도체 장비 협력사인 피에스케이(PSK)는 에셔(Asher) 장비를 삼성전자와 국산화해 지난 2007년 이미 세계 시장 27%를 점유하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는 또 신공법 개발을 위해서라면 협력사와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장기간에 걸쳐 끈질긴 연구개발에 몰두해 결국 결실을 보도록 했다. 회사는 세계 TV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신흥정밀, 세화전자, 대덕전자부품 등 7개 사출 협력사와 에이테크솔루션, 영신공업사, 제일정공 등 3개 금형 협력사간 상생협력으로 업계 최초로 투명함과 색채명암을 구현한 ToC(Transparent and Opaque Color)라는 이중사출 소재를 개발하는 등 신공법 개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재료와 금형의 완전 국산화, 금형 제작비와 개발납기 단축은 물론 사출 업종을 첨단기술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고, 9개 협력사에 금형과 사출장비 구입자금으로 730억원을 무상으로 제공키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기존 협력사 외에 비협력사까지 포함해 혁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혁신기술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회사는 국내외 비협력사, 누구를 막론해 기술력만 있다면 함께 개발해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개방형 혁신'을 상생경영의 핵심 철학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회사는 우수 협력사가 경영부침에 따른 자금 문제로 고생할 때 서슴지 않고 상생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협력사 임직원 맞춤형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해나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초일류 기업 실현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확보돼야 가능하며, 상생은 대기업 노력이 아닌 상호 노력에 의해 가능하다"며 "진정한 상생은 기존 파이를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 파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하고, 미래기술과 신사업까지 함께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rkim@ ◆사진설명 : 지난해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총회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왼쪽 두 번째)과 이윤우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협력사 사장들과 함께 진정한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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