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 사태는 예고된 재앙
효율주의에 빠진 천민자본 본질 폭로
하청업체·해외지사 열악한 조건 고발
日 닮은꼴 한국 경제의 현실 파헤쳐
토요타의 어둠/마이뉴스재팬 지음/JP뉴스 옮김/창해/1만5800원
1990년대 중후반 한국의 몇몇 대기업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언론도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내부 문제가 있는 이들 회사들은 과도한 광고·홍보비 지출로 치부를 가렸다. 이들 기업의 치부는 터질 만큼 곪은 다음에야 공개됐고, 마침내 외환위기라는 국난을 부르는 빌미가 됐다.
지금 일본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연초부터 몰아닥친 미국발 ‘도요타 리콜 파문’은 이제 미국을 넘어 북미, 유럽, 아시아까지 요동치며 일본 자동차 산업은 물론 일본 경제마저 뒤흔들어 놓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타가 입은 리콜 사태에 따른 손실액만도 1800억엔으로 파악되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마침, 도요타의 내부 모순을 파헤쳐 몰락의 원인을 총체적으로 밝힌 ‘토요타의 어둠’이라는 책이 번역, 출간됐다. 책은 기존의 도요타사가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경영자 측 입장이 아닌, 일하는 근로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독립 인터넷 신문인 마이뉴스재팬이 직접 도요타 공장에 들어가 현장 근로자와 하청업체 직원, 해외지사 근로자를 3년여 동안 취재해 집필한 땀내 나는 탐사 르포이다.
도요타의 생산 방식은 ‘낭비의 철저한 배제와 자동화’, ‘저스트 인 타임 생산 추구’, ‘스스로 표준을 확립하는 현장주의’, ‘사회적 책임의식 강조’ 등으로 세계 최고의 경영방식으로 인식해 왔지만 사실은 그 모든 내용이 그동안 도요타사에 의해 강요돼 온 자사의 치부를 가리기 급급한 야누스적 추악한 행태였음을 폭로하고 있다. 그들이 그토록 자랑해온 도요타 생산방식을 거꾸로 뒤집어보면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천민자본의 본질이 여실히 드러난다.
책에 의하면 2001∼05년까지 일본에서 리콜된 도요타 자동차는 모두 525만대로 단연 1위다. 2004∼06년 3년간 판매한 차량 약 512만대 중 약 511만대를 리콜함으로써 결함률이 99%를 넘었다. 책은 또한 월 144시간에 이르는 가혹한 잔업과 이로 인한 잇단 산재사고, 도요타 정사원과 하청업체, 해외 자회사 직원들의 비참한 근무조건을 고발한다.
도요타에 이처럼 문제가 많음에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소개된 것은 엄청난 광고비와 철저한 정경유착으로 각종 미디어 등의 입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 도요타의 2007년 광고비는 1054억엔으로 2위인 마쓰시타(831억엔)를 압도했으며, 도요타 본사를 비롯해 해외 자회사 등 관련 기업의 광고비는 4511억엔으로 마쓰시타의 5배가 넘었다.
한마디로 지나친 효율주의에 빠져 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비인간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했다는 지적이다. 또, ‘돈벌이 제일주의’로 하청 회사들을 폭압적으로 대하고 해외 지사에서도 현지 직원들을 착취해 자동차 품질이 저하됐다는 결론이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는 예고된 재앙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김영기·문병도 외 지음/홍익출판사/1만5000원
도요타의 리콜 사태는 과연 일본만의 문제일까. 까딱하면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남의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추락하는 일본을 진단하고 한국 경제의 현실을 파헤친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가 그 해답을 제공한다.
“일본의 모습은 10년 후 우리를 거울 속에 투영하고 있는 듯한 섬뜩함마저 느끼게 한다. 그만큼 우리 경제는 현재 저성장, 새로운 성장 동력의 상실, 국가재정 확대, 하향 추세의 GDP, 저출산 고령화 등 많은 면에서 일본이 겪는 고통과 흡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소니, 일본항공, 혼다, 세이부백화점 등 일본경제의 심장부가 잇따라 무너져내리는 원인을 분석한 책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일본 경제의 닮은꼴인 한국 경제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단한다. 일본경제의 추락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주장이다.
하청업체·해외지사 열악한 조건 고발
日 닮은꼴 한국 경제의 현실 파헤쳐
토요타의 어둠/마이뉴스재팬 지음/JP뉴스 옮김/창해/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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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뉴스재팬 지음/JP뉴스 옮김/창해/1만5800원 |
지금 일본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연초부터 몰아닥친 미국발 ‘도요타 리콜 파문’은 이제 미국을 넘어 북미, 유럽, 아시아까지 요동치며 일본 자동차 산업은 물론 일본 경제마저 뒤흔들어 놓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타가 입은 리콜 사태에 따른 손실액만도 1800억엔으로 파악되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마침, 도요타의 내부 모순을 파헤쳐 몰락의 원인을 총체적으로 밝힌 ‘토요타의 어둠’이라는 책이 번역, 출간됐다. 책은 기존의 도요타사가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경영자 측 입장이 아닌, 일하는 근로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독립 인터넷 신문인 마이뉴스재팬이 직접 도요타 공장에 들어가 현장 근로자와 하청업체 직원, 해외지사 근로자를 3년여 동안 취재해 집필한 땀내 나는 탐사 르포이다.
도요타의 생산 방식은 ‘낭비의 철저한 배제와 자동화’, ‘저스트 인 타임 생산 추구’, ‘스스로 표준을 확립하는 현장주의’, ‘사회적 책임의식 강조’ 등으로 세계 최고의 경영방식으로 인식해 왔지만 사실은 그 모든 내용이 그동안 도요타사에 의해 강요돼 온 자사의 치부를 가리기 급급한 야누스적 추악한 행태였음을 폭로하고 있다. 그들이 그토록 자랑해온 도요타 생산방식을 거꾸로 뒤집어보면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천민자본의 본질이 여실히 드러난다.
책에 의하면 2001∼05년까지 일본에서 리콜된 도요타 자동차는 모두 525만대로 단연 1위다. 2004∼06년 3년간 판매한 차량 약 512만대 중 약 511만대를 리콜함으로써 결함률이 99%를 넘었다. 책은 또한 월 144시간에 이르는 가혹한 잔업과 이로 인한 잇단 산재사고, 도요타 정사원과 하청업체, 해외 자회사 직원들의 비참한 근무조건을 고발한다.
도요타에 이처럼 문제가 많음에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소개된 것은 엄청난 광고비와 철저한 정경유착으로 각종 미디어 등의 입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 도요타의 2007년 광고비는 1054억엔으로 2위인 마쓰시타(831억엔)를 압도했으며, 도요타 본사를 비롯해 해외 자회사 등 관련 기업의 광고비는 4511억엔으로 마쓰시타의 5배가 넘었다.
한마디로 지나친 효율주의에 빠져 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비인간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했다는 지적이다. 또, ‘돈벌이 제일주의’로 하청 회사들을 폭압적으로 대하고 해외 지사에서도 현지 직원들을 착취해 자동차 품질이 저하됐다는 결론이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는 예고된 재앙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김영기·문병도 외 지음/홍익출판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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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문병도 외 지음/홍익출판사/1만5000원 |
“일본의 모습은 10년 후 우리를 거울 속에 투영하고 있는 듯한 섬뜩함마저 느끼게 한다. 그만큼 우리 경제는 현재 저성장, 새로운 성장 동력의 상실, 국가재정 확대, 하향 추세의 GDP, 저출산 고령화 등 많은 면에서 일본이 겪는 고통과 흡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소니, 일본항공, 혼다, 세이부백화점 등 일본경제의 심장부가 잇따라 무너져내리는 원인을 분석한 책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일본 경제의 닮은꼴인 한국 경제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단한다. 일본경제의 추락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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