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타 리콜 사태 계기로 '급발진'에 대해 알아보기, 그리고 도요타! -
<* 사진출처 : 동아일보>
자동차의 속도가 갑자기 160km로 올라간 것을 발견한다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자동차의 가속페달이 깊숙이 눌려져 있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운전을 하다 이런 상황을 겪게 되면 어떨지 잠시 생각해봤더니 등줄기에 땀이 고입니다. 지난 2009년 8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운전을 하던 마크 새일러 씨 가족은 운전중에 위와 같은 상황을 겪고 모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빠르고 편리한 자동차가 잘못 작동할 때는 사람을 죽음으로 이끄는 무서운 기계가 되기도 한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마크 새일러 씨 가족의 사례 이후로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리콜이 본격적으로 제기됐습니다. 2009년 11월 말에는 캠리, 아발론, 프리우스 등 420만대를 리콜해 업계 사상 최대규모라는 기록을 세웠고, 2010년 1월에는 캠리, 코롤라, 매트릭스 등 8개 차종 230만대를 추가로 리콜했습니다. 2월에는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직접 사과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였던 도요타를 한순간에 무릎 꿇게 만든 ‘급발진’. 그것은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지 알아봅시다. 또 자동차라는 엄청 복잡한 기계 속에 들어 있는 과학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도 덤으로 살펴보아요. 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된다는 거~ 그럼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고고!
급발진이 뭐길래?
급발진은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후진이나 전진을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속도를 조정하지 않았는데도 자동차가 움직인다니 무척 당황스럽겠죠? 이처럼 운전자가 자동차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앞서 설명한 도요타 사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급발진과 관련된 사고는 1997년 이후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급발진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아쉽게도 아직 그 명확한 원인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났던 차량이 거의 전자제어식 가속페달을 사용한다는 것만 빼면요. 하지만 전자제어식이라고 모두 급발진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러 제조사 책임으로는 증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급발진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들이 미리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도요타의 경우는 대규모 리콜을 감수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급발진이 발생하면 어쩌죠?
<*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그럼 급발진을 예방하기 위한 운전법 몇 가지와 급발진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아봅시다. 먼저 급발진을 예방하기 위한 팁입니다.
2. 기어의 위치가 `P`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3. 풋브레이크를 꼭 밟은 상태에서 시동을 겁니다.
4. 시동이 걸린 후 출발하기 전에 기어 변속을 할 때에도 꼭 풋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기어변속을 합니다.
5. 꼭 기어를 넣고 출발시에 rpm을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1000~2000 rpm 정도면 출발해도 좋지만, 4000rpm 이상일 경우와 굉음을 낼 경우는 시동을 바로 끄시고 정비업소를 불러야 합니다.
6. 지금은 고급차의 옵션으로만 제공되고 있는 `Shift Lock`(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변속기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장착한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브레이크를 상태를 꼭 확인한 상황에서 시동을 걸고, 기어 변속을 할 때도 풋브레이크를 밟아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시동을 걸 때 이렇게 운전하도록 습관을 들이면 급발진 현상이 발생해도 자동차가 갑자기 움직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겠죠?
고속주행 중에 급발진이 시작되면 차의 엔진을 꺼서는 안 됩니다. 시동을 끄면 순간 핸들이 잡기게 되고 브레이크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기어를 재빨리 중립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는 것입니다. 엔진이 아무리 미친 듯이 돌고 있어도 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을 끊는다면 차를 멈출 수 있다고 합니다. ‘기어 중립’을 항상 기억하세요!!!
도요타, 위기 극복 가능할지....
급발진 사고로 인해 대량 리콜을 선언하면서 도요타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적자에 빠진데 덮친 격으로 차량 결함까지 잇달아 발견된 것이죠. 이로써 ‘오랫동안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던 도요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 도요타 사키치의 뜻을 이어받아 도요타 기이치로가 1937년 설립한 도요타 자동차. 이 회사는 ‘도요타 생산방식’이라는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해 자동차 생산에서 재고와 조립시간을 줄였습니다. 자동차 1대 조립시간이 GM이 40시간일 때 도요타는 18시간, GM이 2주분의 부품 재고를 쌓을 때 도요타는 2시간 분의 재로를 생산했죠. 그만큼 효율성이 높았고, 비용 절감 효과도 커 2008년 GM를 제치고 생산 대수 세계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특히 품질에 관해서 도요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팀원 중 누구라도 결함을 발견하면 조립라인을 즉시 멈출 수 있어 결함을 대폭 줄였고, 노동자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제안을 받아들여 개선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의 신뢰도 계속 쌓여갔죠. 혹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도 ‘도요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차 하나의 문제’리고 생각할 정도라고 하니까요.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한 생산방식 외에도 도요타의 장점이 더 있습니다. 노사관계에 화합과 신뢰가 있었고, 부품회사와 협력해서 일을 진행했던 것 등이죠. 도요타는 협력회사의 기술이 혁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성과도 독점하지 않고 나눕니다. 바로 이런 것이 도요타의 인간존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타의 모범이 돼 온 도요타가 오늘날 대규모 리콜이라는 부끄러운 결과를 맞이한 데는 살인적인 육체적·정신적 노동강도가 꼽힙니다. 최대 효율을 내기 위한 생산시스템은 ‘도요타 품질’을 뒷받침했지만 과로사, 자살, 우울증을 겪는 직원을 낳았습니다. 또 원가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이 대폭 늘어 이제 30%가 넘는다고 합니다.
도요타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강도 높은 효율성과 원가절감을 위한 생산방식의 혁신이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모습의 도요타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도요타, 이 기업이 이 위기를 딛고 멋지게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과거 ‘도요타의 기본’을 되찾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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