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붕괴‘ 저축은행발 폭탄부동산정보
2011년 들어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부산, 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시작된 저축은행 부실사태는 억지로 떠받친 부동산 거품이 언제든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7년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는 조짐을 보였다. 부동산 거품을 키우느라 국내은행들이 끌어쓴 단기외채 때문에 환율이 폭등하는 등 2008년 말 한국경제는 큰 충격을 겪었다.
결국 2009년 초에 600억 달러에 이르는 시중은행들의 단기외채를 정부가 대신 상환해줘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지연시킨 부동산 버블 붕괴의 충격은 저축은행의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자세히 밝힐 수는 없으나,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기업회원들에게 발송하는 <경제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부실 실태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의 부실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총체적 부실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에서는 몇 개 저축은행 외에는 추가로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상당수가 추가 파산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 결과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24개 대형 저축은행만 따져봐도 10개가 파산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요주의는 6개, 주의는 5개로 무려 21개가 어떤 형태로든 부실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정은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근거로 금융위에서 부산,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하기 이전에 분석한 저축은행 평가 보고서에서 이들 두 군데 저축은행을 파산 위험이 높은 대형 저축은행 10개 중에 포함하고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실상을 잘 알고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이미 저축은행을 인수대상으로도 고려조차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이미 한 외국계 투자은행 대표는 2010년 중반에 “외국자본들이 국내 저추은행 재무상태를 실사했다가 PF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워낙 심각해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며 “마치 쓰레기통 뚜껑을 열었다가 하도 악취가 진동해 살펴보지도 않고 도로 뚜껑을 닫은 꼴이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저축은행의 PF대출 부실은 금감원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로 판단되며 일반들은 거래시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과 거래할 때 절대 예금자보호한도를 넘지 말도록 해야 하며, 급한 돈이 묶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금리를 제시한다고 해서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기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만큼 해당 저축은행의 사정이 다급하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조직적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하고 있다는 간접증거들이 나타나고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저축은행의 재무제표를 그대로 믿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사전 리스크 관리를 잘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도 수십 곳에 이른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금방 끝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필자를 포함해 김광수경제연구소는 그 동안 끊임없이 이 문제에 대해 경고하며 부실이 커지기 전에 부동산 거품을 빼고 하루빨리 부실 저축은행의 시장퇴출 등을 통해 근본적 수술을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기만과 책임회피로 일관했다.
그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물 밑에서 부실 규모는 커지고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 실패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문제 해결을 미룸으로써 사태를 키우면 국민의 고통과 혈세 부담이 덩달아 커진다는 점이다. 당장 외환위기 이후 2010년 11월까지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 자금은 17조2807억원에 이른다. 특히 2010년 한 해에만 61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 PF채권을 사들이는 데 2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한 매입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직간접적으로 혈세 부담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도대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건설업계와 저축은행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금을 퍼부어줘야 한다는 말인가.
선대인
김광수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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