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6일 월요일

"한국 아파트 거품, 미국 폭락 전보다 심각"

"한국 아파트 거품, 미국 폭락 전보다 심각"

산은경제연구소 "본격적 하락기 시작됐는지도"

2010-03-23 14:14:12
우리나라 아파트 값에 2년전의 거품 파열로 치명적 경제위기를 맞은 미국보다 심각한 거품이 끼어 있으며 본격적 거품파열기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경고를 담은 보고서가 또다시 나왔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가 23일 발표한 보고서 <국내 주택가격 적정성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높았다.

한국의 PIR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인 2006년 4.03에서 거품이 터지기 시작한 2008년 3.55로 하락했다. 이미 오래전에 거품이 터진 일본의 PIR도 같은 기간 3.89에서 3.72로 낮아졌다.

PIR이 높을수록 가계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2008년 기준 한국의 PIR이 미국과 일본의 수준으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2억9천만원짜리 주택가격이 1억7천만원으로 1억2천만원이나 하락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40% 가까이 값이 떨어져야 정상이라는 의미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2008년 PIR이 12.64를 기록, 미국의 주요 도시인 뉴욕 7.22, 샌프란시스코 9.09보다 매우 높게 나타나 거품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거품 파열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분석결과도 함께 나왔다. 주택구입능력지수(HAI)가 급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HAI란 평균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수준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월소득으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로, 100을 밑돌 경우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한다.

서울의 HAI의 경우 2004년 1분기 대비 2009년 3분기 수치가 20% 하락하면서 60선에 바짝 육박했다. 이는 주택 대출 원리금 상환에 대한 가계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전국 HAI와 서울 지역 HAI 지표가 2005년~2006년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어 향후 집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각각 HAI 지표가 하락하기 시작한 후 3년, 6년이 지난 후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시점에 임박했다는 의미다.

앞서 민간인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우리나라 아파트값이 '구조적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보고서를 낸 적은 있으나, 국책은행 산하 연구소가 거품 파열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최근 각종 호재 발표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이 6주 연속 하락하는 등 수도권 아파트에서 장기침체 기류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아파트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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