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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도우미
이민와서 며칠전 비로소, 처음으로 노래방엘 가 보았습니다.
싫어서도 아니고, 삶이 여유가 있던 없던 그런곳에 갈 기회를 못 얻었었습니다.
사실, 이역만리 이민왔어도 고국의 분위기, 한국적인맛에 빠져 살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긴합니다.
오늘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좀 하려는건데요.
그는 20여년전, 고교시절 이민왔다는데 그다지 이곳 사회에 잘 뿌리를 내리지 못한것 같습니다.
비슷한 연령에 이민 온 사람들중 비교적 잘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더만요.
우선은 고국의 고교시절, 고교생활의 매력을 탓해야 하나요?
물론, 연령적으로도 약간 세상물정을 알만 한 때가 그시절이긴 하지요.
아무리 눈치없이 자랐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고교를 다녔다면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도 느끼다 왔을
것이고………
여기서 제 딸의 예를 좀 들면요.
그녀는 초등학교때 이민왔는데도 친구들과 편지로 몇년 사연을 주고받고 했는데, 고국의 삶의 정서를
옛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것을 아쉬워 하고 그리워 했었습니다.
그중 고국에서 함께 중학교 다니는 여자친구들끼리 서로 집을 방문하며 한침대에서 자고, 밤새 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부러워하다 못해 스스로가 무척 손해를 보는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었던것 같아요.
한국사람들이 친구를 찾는것, 정을 찾는것과 외국인들이 그를 찾는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처음만나는 사람끼리도 그 정의 코드가 맞으면 좋은 사람이고, 잘 안맞으면 싫은사람이 되는거지요?
같은 정서때문인지, 노래방이 처음에 들어올때 가라오께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듯이 일본에서 만들어
졌는데……..
아마도 그 사용빈도나 이용효율면에서 또, 기기의 수준도 한국이 원산지(원조)처럼 되지 않았나요?
마치, 화투가 일본에서 왔는데 고국에서 그놀이?를 더 많이 즐기는것과 맥을 같이 하는것 아닌가 합니다.
하여간 고교시절 이민온 그는 이곳에서 칼리지도 다니고 취직하려 꽤 애썼다합니다.
노래방에 가기전 식당에서 제게 뱉어대는 간단한 답은 ‘안돼요~’뿐이었고 제가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 줄라치면 옆사람과 장난을 치며 제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았습니다.
스스로 실망하다 못해 ‘취직이나 사회적응 폐쇄증’에 걸리지 않았나하고 우려만 하다 말았지요.
그의 의중을 간추리면 영어를 잘하려면 빠를 수록 좋겟지만 최소한, 중학교졸업 이전에 왔어야 한다,
그때문에 아무것도 심지어는 고교졸업장도 얻기 힘들었다.
나이들어서도 이력서를 내면 우선 문제시 되는게 학(력)벌이어서 안정된 직장을 못잡았다.
허전함을 메우기위해 도우미를 찾다못해 노래방에 불려온 그의 여동생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회계(사)업을 하고 있다던데 “오빠는 조금 늦은나이에 이민와서 자리잡기가 힘든가봐요, 저는 비교적 적당
한때 이민와서 조금 나은것 같습니다.” 하며 오빠가 어디서나 해대던 푸념을 염두에 둔 탓인지 시키지도
않는 이야기를 털어 놓았습니다.
프로급 수준의 노래실력을 보유한 그녀는 오빠의 덕인지, 노래방 도우미역을 많이 한 여인같았습니다.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직해서 일하고 따라가기 바빳을 이제 겨우 30중반 나이에 언제 그렇게 한국 노래
를 연습 할 기회가 많았는지 막힘이 없었습니다.
옷도 일부러 그런곳의 분위기에 맞추어 산 옷처럼 깨끗하고 야사시한 반라의 차림이었구요.
어쩌면, 고전하는 오빠의 뒷빽이나 위기탈출의 역전골을 터뜨려 주려는듯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애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의 직관으로는 동생을 그런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역전시켜주려 애쓰게 만들것이 아니라 아니, 둘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지만 술잔을 붙잡고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거나 다지게 할게 아니라 배를 곯는 기분 그대
로 맹물이라도 삼키며 금식기도하듯 경건한 자세로 다짐해야 하지 않을까……….
그에게는 노래방 도우미가 필요한게 아니라 인생상담의 동반자가 필요한게 아닐까 했는데요.
남의말은 커녕 자신의 내면의 소리도 듣지 않는듯 했습니다.
나중에 안것이지만, 이곳 노래방도 고국의 퇴폐룸싸롱 못지 않게 바뀐것 같은데……..물론, 고국의 노래방도
그렇게 변했는지 모르지만요.
도우미를 부르면 시간당 100불인데, 하기에 따라 팁이 대단하다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1000불만 주면 그자리에서 욕구를 채워 준다더군요.
지금까지 제가 생각하던 그런 노래방분위기는 가정집 지하실에서 밖에는 안만들어 질런지도 모르지요.
제처의 이야기를 빌리면, 보통 여자들이 흔히 잡을 수 있는 캐쉬어, 청소도우미, 가사도우미 아니면, 단순
노동직의 여성들이 캐나다 기본급인 시간당 10불 25전에서 14불 전후를 받고 일하는데, 그마져도 선후배
를 따지고 고참행세 그야말로 짬밥그릇크기를 논하는 통에 일만 잘해서는 못붙어있고 잔심부름 잘하며
군소리 없이 붙어있어야 겨우 유지를 할 수 있다합니다.
그것도 경기탓인지 정말 귀한 일자리가 되어있다 더군요.
조금 반반한 나이 40전후의 물론, 젊을 수록 좋지만……여인들이 쉽게 할 수있는 업이 노래방 도우미랍니다.
단순노동을 할때 하루 겨우 100불이하로 만족을 해야 하는데, 그마져도 비위맞춰야 할 사람이 많은데 비
해 ‘노래방도우미’는 대개 기분내고 불러주는 자리므로 스스로 공주임네 하다못해 상호간에 비위를 맞추
며 한시간이면 그 일당이상을 벌 수있는데다가 잘 하면 팁도 왕창? 받을 수있으므로 부업으로 시작해서
본업으로 많이 매여 있답니다.
거기에 가세한 줌마들이 있다는데, 부동산 좋아해서 몰기지 크게 얻고 집은 사 놓고 유학생이나 아파트
를 얻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월세를 놓고도 식생활이 해결 안되는 젊은? 줌마들이 수시로 노래방
도우미역을 한다는군요.
참 안타까운것은 나홀로 줌마들이 꽤 많다는겁니다.
홀로된것에 대하여 분석해 보려는것은 아니지만, 기러기 아내가 대부분이고 고국에 본처를 둔 독수리의
처첩들도 있고 이별, 사별한 줌마들도 있겠습니다.
세계 경제여파로 인해 돈줄이 막히거나 이런저런이유로 수입이 줄어들기도 할 터이니 현지에서 해결책
을 찾아보려는 가여운 노력이 노래방에까지 오게하는것 아닌가 합니다.
비정상적인 줌마들이므로 마음방안 한 구석을 비워놓고 있기에 항상 허전할테니 교회등에라도 정을 붙
이고 잘 다니면 그래도 사는길로 들어서는건데, 스스로 색안경을 쓰고있는지 다른성도들이 색안경을
쓰고보는지 모르지만, 서로 접근을 꺼리는듯 하여 잘 사귀어지지가 않는듯 합니다.
그럼 노래방에서는 어떻냐구요?
뭐, 정말 싫은 부부사이에도 하루 한두번쯤 서로 원하는것이 공통적일때 피차 기분을 못맞춰 주겠습니까?
한번잘 맞으면 노래방도 다니는 사람들이 다닐테니 연락처를 주고 받아 서로 단골이 되기도 할 터이구요.
노래방에서도 짝을 채워야 한다면 그 수요도 많아 질 것이므로 서로 중고생시절 같은 정감의 동료를
불러 모으려 할것이므로 홀아비사정 과부가 안다고 도우미가 서로도움을 주는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여러번 되다보면 아예 오더라인을 형성하고 있겠구요.
그중에 도우미끼리 서로 싸가지가 있니없니하며 왕따도 시키고 공주도 시켜 주겠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만족할 상대를 못찾으면 동성애자가 되는건가요?
나는 못불러도 내가 노래하고 싶어 노래방을 다니는줄 알았는데, 돈대주며 남들 노래 부르게 해주고
스트레스 해소시켜주며 어려운 가정들도 꾸려가게 해주려 다닌다니 이민오셔서 사업 실패하신 분들
이 많아져서 이해심들이 깊어진 덕이라 할것 같습니다.
없을때 일 수록 힘들게 벌더라도 서로 나누어 쓰며 살아야겠구요.
동포끼리 함께 잘 살던지 모두다 몰락을 하던지 무엇이 되어도 물귀신같이 함께가야되겠지요?
먼산바라기 / 2010년 4월 21일 밤 / 토론토에서 / Old B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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