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계명성(http://blog.daum.net/ebewon/210) 2012.07.20께서 작성하신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저도 계명성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으로서 분석내용이 논리정연하고,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예측 또한 예리하여 게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계명성님 홈페이지를 참고바랍니다.
오늘 중앙일보에 "집값 20년째 추락하는 일본 … 한국은 다른 길을 간다"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과 한국 경제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어 우리 부동산 가격은 일본처럼 장기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비교해 본 한국의 주택시장
① 물가 흐름이 다르다 - 한국 연 3% 상승, 일본은 디플레
② 경제 성장이 다르다 - 일본 0%대, 한국 3%대 성장 잠재력
③ 인구 구조가 다르다 - 한국, 2030년 돼야 감소 추세로
이 기사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일본처럼 장기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은근히 지금이 부동산 가격 바닥이며 매수 기회라는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①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거품 붕괴의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거품붕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가 하락하게 됩니다. 거품붕괴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을 두고 거품붕괴가 장기간 진행된 결과로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일본과 달리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입니다.
② 일본경제는 0% 성장을 하는데 한국 경제는 3%대 잠재성장력을 가지고 있어 한국은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부동산 가격도 일본만큼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 주장도 위 물가상승률과 같은 오류에 빠져있습니다. 일본의 성장률이 정체된 것은 거품붕괴의 결과이지 일본의 저성장이 부동산 거품붕괴를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 거품 붕괴 -> 성장률 하락 -> 부동산가격 장기 하락 -> 장기 저성장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부동산 거품 붕괴 -> 내수 감소로 인한 성장률 하락 -> 부동산가격 장기 하락 -> 장기 저성장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다 일본경제는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그나마 경제가 침몰하는 것을 방지하고 장기 저성장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일본보다 높은 상태에서 부동산 거품 붕괴와 동시에 유럽위기로 수출마저 감소하게 되면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하락하는 부동산 가격이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더욱 가속화되면서 일본보다 더 심각한 가격 폭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③ 일본과 한국의 인구조가 달라 한국은 203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므로 부동산 장기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문제가 많습니다. 인구구조는 부동산 가격에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는 40~50대 인구 증가가 생산과 소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경제성장이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40~50대 인구 증가가 수택수요 증가를 가져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30년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와 부동산 가격은 2030년까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다른 전문가들은 한국의 40~50대 인구가 2012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노년이 되면 주택의 크기를 축소시키면서 그 차액으로 노후생활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54년생부터 62년생까지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직장에서 은퇴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주택 수요자에서 주택 공급자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인구구조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역할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그 충격이 장기간 지속된다.
부동산 시장은 규모가 크고 그 흐름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면 정부의 가격 안정 노력(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합니다. 그러다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결국 거품이 커질대로 커져서 더 이상 높을 가격에서 매수해줄 사람들이 실종되면서 거품이 붕괴됩니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그런 거품붕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이렇게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납니다. 1990년 일본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일본은 20년 장기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2007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았고, 미국 경제는 1.9조원의 양적완화를 하면서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유럽연합과 IMF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어 연명하고 있습니다. 스페인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나라 경제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입은 여유를 가지고 관망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엄청난 충격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제 거품붕괴 초기인데 지금이 부동산 가격 바닥으로 착각하고 부동산을 매입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큰 시장이라서 그 흐름이 완만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부동산을 구입할 의사가 있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시장 흐름을 장기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위기를 비롯한 세계 경제 위기가 해결되는 것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