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0일 수요일

[마켓레이더] 2500년전 中 거부들 위기대응법

[마켓레이더] 2500년전 中 거부들 위기대응법

주식시장이 짙은 포연에 휩싸였다. 투매 폭탄이 엿새 연속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번 사태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금융위기 때와 달리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실탄`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유동성의 함정`에 빠져 어떤 대책이 나온다 해도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디플레이션이 급속히 진행되고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소비가 위축된다. 이는 기업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고 고용과 생산 위축으로 이어진다. 걱정했던 `더블딥`이 현실이 되고 증시는 다시 깊은 수렁에 빠진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블루칩 종목을 섣불리 처분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기업의 기초가 튼튼하다면 반등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증시는 여러 번 충격을 받았지만 반드시 회복했다. 1989년 증시 버블 붕괴 때는 3년간 코스피가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가 4년 만에 원상복귀됐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는 1년간 코스피가 급락해 300선을 위협했지만 2년 만에 추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IT버블 붕괴와 신용카드 사태로 투매 폭탄이 쏟아졌던 시기에도 약세장은 2~3년 만에 끝났다. 최근 금융위기 이후엔 증시 반등 속도가 더 빨랐다. 물론 이런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기는 순환한다. 이것이 현시점에서 투자자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춘추시대 말 월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멋진 말을 남기고 정계를 떠나 한 번은 농업으로, 또 한 번은 상업으로 거부가 된 범려에게 경제 철학을 가르친 스승이 있었다. 계연(計然)이란 사람이다. 그는 경제와 투자 원리를 이렇게 설파했다.

"가뭄이 든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 두고 수해가 난 해에는 미리 수레를 준비하는 게 사물의 이치다. 6년마다 한 차례 풍년이 들고 6년마다 한 차례 가뭄이 들며 12년마다 한 차례 흉년이 든다. 비싸질 대로 비싸지면 헐값으로 돌아오고 싸질 대로 싸지면 비싼 값으로 되돌아간다.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내다팔고 싼 물건은 구슬을 손에 넣듯 사들인다."

그후 100년이 지난 뒤 전국시대 주나라 사람 백규(白圭)는 이 원리를 적용해 큰 부자가 됐다.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백규를 이렇게 평했다. "사람들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을 때는 사들이고 세상 사람들이 사들일 때는 팔아넘겼다. 풍년과 흉년이 순환하는 것을 살펴 사고팔았으므로 해마다 물건을 사재기하는 것이 배로 늘어났다." 2500년 전 중국 투자 귀재들의 노하우가 암흑장을 헤매는 투자자들에게 위안과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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